2008/05/11 1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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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IMDB







매트릭스의 열렬한 추종자여서 이 영화를 더욱 기대했었는데 예고편이나 스틸샷을 보곤 조금 기대를 접었었어요. 다른 인터넷평들을 보고 까짓거 유치해도 재미있으면 됐지, 란 생각으로 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유치한 CG나 너무 정직하고 착한 시나리오에다 전형적인 캐릭터들이지만 그래도 재밌습니다. 워쇼스키 형제는 이 모든 단점이 될 요소들을 괜찮게 버무렸어요.

다른 영화들의 CG가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면 이 영화는 경주의 속도감을 위해서 사용되기도 했지만 원작인 만화의 감수성을 재현시키고 코미디를 위해 사용했어요. 사실적인 CG의 최첨단을 달리던 매트릭스를 만들어놓고선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이 영화를 찍다니 아이러니하죠.

정직하고 착한 시나리오, 그리고 전형적인 캐릭터는 뻥을 쳐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곤 못하겠어요. 제 취향은 김기덕, 이창동 감독님 영화쪽이거든요. 그런데 워쇼스키 형제는 이 전형적인 소재들을 착하면서도 현실적인 오락영화로 버무렸어요. 영화는 레이싱을 잘하고 팀웍 좋은 팀이 당연히 승리해야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하면서 현실을 왜 그렇지 않은가요, 라고 말합니다. 너무 보수화되버려서 '스피드 레이서'같은 영웅은 존재할 수도 없고 믿었던 동료는 돈의 노예여서 진짜 '레이싱'같은 건 현실에 없어요. 영화는 정말 꿈꾸고 싶은 현실과 조금은 남아있는 영웅을 담아낸 거에요. 어쨌든 스피드 레이서는 새로운 엔진을 달고 추억과 이유를 안고 장애물을 넘어 결승선에 들어가요. 다른 차원에 있는것 마냥 스피드 레이서는 '하야토'나 '카가'처럼 차와 대화를 하고 존재의 이유가 추월당하기 위한 레이서들을 제치고 화려하게 운전해요. 스피드 레이서는 그저 우승을 위해 타고났으며 그에게 가족을 위협하는 악당 이외의 고민은 없어요. 각설하고 트랜스포머의 이야기가 볼만했다면 이 영화의 이야기도 볼만할 거에요. 비쥬얼은 둘쨰치고요.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한다기보단 감독들의 인형극을 잘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블록버스터에서 '괜찮은 연기'를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 우습긴 한것 같은데 트랜스포머의 샤이아 라보프를 생각하면 정말 극중 배역이 살아있는 것 같다는 것과 썩 괜찮은 것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거든요. 게다가 중반 부분 비의 어색한 액션신은 영 거슬렸어요. (이건 의도적인 거였을까요?)

영화는 매트릭스같이 사실적이면서도 멋진 비쥬얼이 아닌, 유치하고 어지럽지만 박진감과 웃음이 넘치는 비쥬얼을 보여줍니다. 분명 이 영화가 모든 관객들이 즐겁게 볼수 있는 영화는 아니겠지만 워쇼스키 형제는 저를 포함한 많은 매니아층의 지지를 확고히 다졌어요. 매트릭스가 고전이 된 것처럼 이 영화도 어떤 기준선이 될것 같네요.

- 박준형은 솔직히 민망하더군요. 비가 맡은 태조 토고칸이란 캐릭터에 대해 말이 많은데 조금 애매하긴 해요. 확실한 조력자도, 완전한 악역도, 최후의 라이벌도 이미 다른 캐릭터가 맡고 있어서 넣긴 넣어야하겠는데, 고심끝에 넣은 이야기에 적당히 비중있으면서도 크게 인상적이진 않은 캐릭터에요.

- 항간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영화도 3부작이라고 합니다. 저를 비롯해 재미있게 본 분들에겐 희소식일듯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재미있게 본 분이 얼마 안되는 것 같아 제작이 가능할지 궁금하네요.





[Blu-ray] 스피드 레이서 - 8점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매튜 폭스 외 출연
/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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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