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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욕구불만에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 살인범을 뒤쫒는 포주. 두 주인공은 모두 악인입니다.  언제부턴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까칠해졌을 때 영화 속의 주인공들도 사회를 반영하듯 절대선보단 악인의 요소를 갖춘 선인이 되어 있더군요.
엄중호(김윤석)가 살인범 지영민(하정우)를 뒤쫓기 시작한건 정의나 선의 가치 때문이 아닌 자신의 이득이 걸린 직업적 소명(?) 때문입니다. 그러던 게 피해자 김미진(서영희)의 딸을 만나고 그 딸을 위해 범인을 추격합니다. 딸은 중호에게 선을 안겨주고 그에게 진정성을 줍니다.
중호가 딸을 돌보며 선이 되어가는 동안 살인범 지영민은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그 방법을 고스란히 노출하면서 구역질을 유도하고 중호의 대립축으로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제 3자, 경찰은 살인범을 앞에 두고도 그를 체포한 중호에게 비난을 쏟아내며 무능함을 다시 증명해보입니다.
형사는 아니지만 소녀를 위해 뛰어다니는 엄중호, 경찰을 농락하며 유유히 살인을 저지르는 지영민, 그리고 둘 사이의 장애물인 동시에 정리자인 경찰. 셋이 엮여 잔인하고 비정한 현재 사회를 만들어냅니다. 이 사회에서 순수함이란건 어린 소녀에게서나 있는 것이며 그 소녀의 어머니와 소녀를 위해 뛰어다니는 엄중호에게나 있는 것일 겁니다.

영화는 무겁습니다. 망치로 내려쳐 빠져나오지 못하는 감정들은 이따끔씩 살짝 흔들리며 실웃음을 만들어내지만 이내 다시 강하게 내려칩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살인범의 잔혹함과 그를 뒤쫓는 가짜 형사의 분노와 무거움때문인듯, 꼬마의 밝음도 이내 사그라집니다. 소녀의 울음은 빗소리에 묻히고 누구도 듣지 못하며 듣지 않습니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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